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최근 5년간 한국 영화 시장은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인식 돼오던, 극장 중심의 흥행 공식은 OTT 플랫폼의 일상화와 티켓 가격 상승이라는 변수를 만나 근본적으로 재편되었습니다. 관객들은 이제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보다 "비싼 비용과 시간을 들여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는가"를 엄격히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난 5년간의 자료를 바탕으로 천만영화의 새로운 조건, OTT와의 공생, 그리고 장르 다변화라는 세 가지 핵심 유형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천만영화 : 최근 5년간 한국 영화 흥행 유형
최근 5년 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들은 관객들이 단순히 재미를 넘어 영화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토론하고 인증하게 만드는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예전에는 영화가 끝나면 일어서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진정한 영화의 현상이 시작됩니다.
- 역사적 몰입감의 극대화 : <서울의 봄>(2023)은 실화 바탕의 긴박한 연출로 '심박수 챌린지'와 같은 자발적 놀이 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저 역시 극장에서 스마트워치의 심박수 경고를 확인하며, 영화가 주는 분노와 긴장감이 개인의 경험으로 치환되는 생경한 순간을 맛보았습니다.
- 장르적 쾌감과 프랜차이즈 : <범죄도시> 시리즈(2, 3, 4편)는 한국형 액션의 전형을 완성하며 '믿고 보는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명절에 가족들과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듯, 익숙한 재미를 소비하는 '안정적인 선택'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 비주류 장르의 반란 : <파묘>(2024)는 오컬트라는 비대중적 소재에 한국적 정체성과 풍수지리를 결합하여 '힙한 호러'로서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영화 속 숨겨진 항일 코드들을 찾아내 공유하는 관객들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천만 영화는 감독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방식이 아닌, '관객이 완성하는 놀이터'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파묘>의 이스터 에그 해석이나 <서울의 봄>의 분노 챌린지처럼, 관객이 영화의 정보를 재생산하고 전파하는 '능동적 해설자'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소 천만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2. OTT : 공생과 확장
지난 5년간 OTT는 극장의 위협 요인을 넘어, 한국 영화의 외연을 전 세계로 확장시키는 가속기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제 흥행의 지표는 단순히 극장 관객 수를 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를 먹이는 데까지 다각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극장에서 실패하면 끝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영화의 생명력이 연장되었습니다.
- 글로벌 직행 모델 : <승리호>나 <황야>와 같이 극장 개봉 대신 OTT를 선택해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사례가 정착되었습니다.
- IP의 연계와 확장 : 영화 <마녀> 시리즈나 <콘크리트 유토피아>(콘크리트 유니버스)처럼 영화와 OTT 시리즈가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며 팬덤을 결집시키는 전략이 강화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OTT에서 스핀오프를 찾아보며 세계관에 젖어드는 경험은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줍니다.
- 숏폼 화제성 : 릴스나 틱톡을 통한 영화 속 짧은 클립의 유행이 역으로 극장 흥행을 견인하는 구조가 뚜렷해졌습니다.
과거에는 '국내 흥행이 해외 수출'로 이어졌다면, 최근에는 '해외 스트리밍 성적이 국내 극장 유입'을 결정짓는 역방향 구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팬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국내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한국 영화는 로컬 콘텐츠가 아닌 '글로벌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인식이 국내 관객들에게도 깊게 박히게 되었습니다.
3. 장르 다변화와 관객의 지적 유희
과거의 천편일률적인 신파나 코미디에서 벗어나, 관객의 지적 호기심과 감각적 취향을 저격하는 정교한 장르물들이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뻔하다"는 말은 이제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습니다.
| 흥행 장르 유형 | 대표적 사례 및 미학적 특징 |
| 현실 밀착형 스릴러 | <타겟>, <댓글부대> 등 현대 사회의 디지털 범죄와 불안을 날카롭게 포착함 |
| 디스토피아 및 SF | <외계+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한국적 정서가 가미된 대규모 세계관 구축 |
단순 장르의 나열을 넘어, 최근 흥행은 '익숙한 서사에 신선한 장르를 한 꼬집 섞는 배합'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역사물에 오컬트를 섞거나, 범죄물에 하이테크 액션을 결합하는 식의 '장르적 변주'가 관객의 지적 유희를 만족시켰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며 우리에게 익숙한 '아파트'라는 공간이 디스토피아적 공포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이는 관객층의 스펙트럼이 그만큼 넓고 정교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결론 : 콘텐츠 본질과 진정성의 시대
결론적으로 최근 5년간 한국 영화는 급격한 플랫폼 변화 속에서도 '콘텐츠 본질의 힘'으로 흥행 유형을 혁신해 왔습니다. 이제 관객은 압도적 스케일이든, 깊이 있는 메시지든 확실한 '극장 관람의 명분'을 주는 작품에만 응답합니다.
2026년은 이러한 지난 5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AI 제작 기술의 도입과 글로벌 공동 제작이 더욱 가속화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한국 영화 특유의 역동성과 날카로운 통찰이 유지된다면, 한국 영화는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감을 주는 콘텐츠로 남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을 덧붙이자면, 2026년 이후의 한국 영화는 기술적 완성도(VFX, AI 등)를 넘어 '인간적인 진정성(Authenticity)'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인간의 감각을 대체할수록, 관객은 결국 감독과 배우가 전달하려고 하는 가장 본질적인 이야기에 더 큰 가치를 지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크린의 불이 꺼진 뒤에도 가슴속에 남는 묵직한 떨림,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여전히 극장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