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한 국가의 문화적 역량을 총망라하는 서사 예술입니다. 2025년 현재,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한국 영화는 '장르적 쾌감의 극대화'를, 프랑스 영화는 '인간 실존에 대한 지적 탐구'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각자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양국 영화가 사용하는 서사 전략의 차이를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플롯
한국 영화의 플롯은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철저히 제거하고, 모든 장면이 결말을 향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고밀도 인과관계'를 지향합니다. 반면 프랑스 영화는 사건의 선형적 흐름을 거부하고, 인물의 감각과 정서적 리듬을 따라가는 '비선형적·심리적 서사' 전략을 취합니다.
최신 작품을 통해 한국 영화와 프랑스 영화의 서사 전략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분석 항목 | 한국 영화의 전략(K-Narrative) | 프랑스 영화의 전략(French Narrative) |
| 서사 구조 | 치밀한 복선과 회수, 반전 중심의 구조 | 사건보다 순간의 인상을 중시하는 개방적 구조 |
| 실제 사례1 | <파묘>(2024) : 미스터리가 역사적 서사로 연결되는 층위적 구조 | <추락의 해부>(2024) : 진실보다 '관계의 민낯'을 전시하는 구조 |
| 실제 사례2 | <베테랑2>(2024) : 권선징악의 틀 내 정교한 서스펜스 배치 | <더 비스트>(2024) : 과거-현재-미래를 오가는 파편적 나열 |
한국 영화는 <파묘>처럼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이를 서구적 장르 문법과 결합해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탁월합니다. 모든 장면은 뒤에 올 반전을 위해 존재하며, 관객은 이 정교한 설계도 위에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반면 프랑스 영화의 서사 전략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더 비스트>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의 흐름을 뒤섞고 인물의 감각적인 파편들을 나열함으로써 관객이 인물의 심연에 서서히 젖어들게 합니다. 이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지속되는 '지적 여운'을 남기는 전략입니다.
한국 영화를 볼 때는 잘 짜인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면, 프랑스 영화를 볼 때는 안개 낀 숲을 정처 없이 걷는 기분이 듭니다. <추락의 해부>를 보며 법정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누가 범인인가'보다 '우리는 타인을 정말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슴이 서늘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반대로 <파묘>는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하나로 모여 거대한 역사적 실체와 마주할 때의 그 뜨거운 전율이 압권이었습니다.
2. 인물
인물을 조형하는 방식에서 한국은 '사회적 관계망'을, 프랑스는 '개별적 자아'를 서사의 중심에 둡니다. 이는 캐릭터가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 한국 영화의 인물 조형 (Collective Action) : 최근 한국 영화 속 주인공들은 특정 직업적 전문성을 지닌 집단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묘>의 전문가 4인방이나 <서울의 봄>의 군인들처럼, 이들은 각자의 능력을 바탕으로 연대하며 외부의 거대한 사건에 맞섭니다. 이들의 성격은 내면적 사유보다 외적인 '행동'과 '희생'을 통해 증명됩니다. 특히 가족이나 공동체를 지키려는 동기는 한국적 캐릭터의 가장 강력한 추진력이 됩니다.
- 프랑스 영화의 인물 조형 (Interiority & Isolation) : 프랑스 영화의 인물들은 사회적 직업보다 그들의 '취향'이나 '철학적 번뇌'로 정의됩니다. 미아 한센-러브 감독의 <어느 멋진 아침> 속 주인공처럼, 그들은 일상적인 삶의 무게와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존재들입니다. 이들은 분노를 폭발시키기보다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해체하고 분석합니다. 대사는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인물의 지적 상태나 감정의 색채를 묘사하는 장치로 쓰이며, 이는 캐릭터를 매우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이러한 인물 조형 전략은 연기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한국 배우들이 에너지를 밖으로 뿜어내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프랑스 배우들은 미세한 표정 변화와 긴 침묵을 통해 관객이 인물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유도합니다. 2026년 개봉 예정작들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강화되어, 한국 영화는 '팀플레이'를, 프랑스 영화는 '인물의 독백적 심리'를 강조하는 서사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3. 주제의식
서사 전략의 종착지인 주제의식 측면에서 한국 영화는 '공동체의 가치'를, 프랑스 영화는 '개인의 주체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는 식민지배와 전쟁 등 격동의 현대사를 거치며 형성된 '저항 정신'이 서사 밑바닥에 깔려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의 봄>이나 최근의 사회 고발성 영화들처럼 부조리한 시스템에 맞서는 개인의 분투가 주요 테마로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관객에게 정의가 승리하거나, 혹은 비극적으로 패배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경각심과 연대의식을 고취시키는 전략입니다. 특히 2024-2025년의 한국 영화들은 '과거사의 재해석'을 통해 현재의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프랑스 영화는 '삶의 진실은 하나가 아니다'라는 주제의식을 서사화합니다. <추락의 해부>에서 남편의 죽음이 자살인지 살인인지 끝내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 것처럼, 프랑스 영화는 삶의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도덕적 잣대로 인물을 심판하기보다, 인간이 가진 모순과 욕망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사유하게 만드는 것이 프랑스 영화 서사 전략의 정점입니다.
아래 표에 한국 영화와 프랑스 영화의 주제의식과 서사적 지향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구분 | 한국 영화 | 프랑스 영화 |
| 핵심 키워드 | 사회적 저항, 가족애, 권선징악 | 실존적 고독, 욕망의 본질, 모호함 |
| 서사적 정서 | 뜨거운 분노와 통쾌한 해소 | 차가운 사유와 지적인 여운 |
| 궁극적 목표 | 공동체적 변화와 카타르시스 | 개인적 성찰과 인간 이해의 확장 |
결론적으로 한국 영화는 '압도적 몰입'을 통해 관객과 호흡하며 사회적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프랑스 영화는 '자유로운 사유'의 장을 제공하며 영화 예술의 철학적 가치를 수호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영화는 서로 다른 서사 전략을 통해 현대 영화사를 풍요롭게 채우고 있습니다. 2025년 이후에도 이러한 양국의 고유한 문법은 글로벌 시네마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